씽부리, 방라짠의 후예들의 도시

작성자 : 관리자 날짜 : 2023/08/28 10:46

씽부리, 방라짠의 후예들의 도시

씽부리는 태국 중부에 위치한 도시이다. 이웃한 주는 북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나컨싸완, 롭부리, 앙텅, 쑤판부리 그리고 차이낫이 있다.

인구는 약 20만명, 전체적인 태국 지도에서 씽부리의 위치를 보면 거의 중앙에서 찾을 수 있다.

씽부리의 ‘씽’은 산스크리트어 Singh에서 온 것으로 ‘사자’를 의미한다. ‘부리’ 역시 산스크리트어 Puri에서 온 것으로 ‘도시’를 의미한다. 즉 ‘사자의 도시’라는 의미이다.

Singburi, 사실 많은 여행자들이 선택할만한 여행지는 아니다. 화려한 여행지도, 그렇다고 해서 국립공원 같은 자연의 모습을 한 곳도 아니다. 하지만 일단 씽부리는 태국의 역사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 곳이고 그렇기에 태국의 정신적 중심지라는 의미를 부여받고 있다.

씽부리에는 방콕의 에메랄드 사원이나 치앙라이 백색사원 혹은 블루템플과 같은 화려함은 찾아볼 수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씽부리는 태국 국민들의 영적인 전통을 실제로 볼 수 있는 사원들이 수없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고대 버마와 캄보디아의 영향을 받은 터라와디 문화의 숨결과 뿌리 깊은 불교의 원산지, 태국의 영적 중심지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씽부리는 그동안 보았던 태국의 모습과는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그래서 태국을 좀 더 깊숙히 알 수 있는 중요한 관광지라고 할 수 있다.

역사적인 도시

씽부리에는 역사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만족할 만한 매력적인 장소가 다양하게 있다. 매남노이 가마터(Mae Nam Noi Kilns)는 한때 시암국에서 가장 큰 도자기 생산지였다. 이곳에서 제작된 도자기들의 유적은 태국 전역에서 발견되었으며 그 역사는 140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짜오프라야강의 일부라고 할 수 있는 매남너이(Mae Nam Noi) 강둑을 따라 약 200여개의 개별 가마터가 흩어져 있었으며 이곳에서 생산된 도자기들은 당시 시암국에서 최고의 품질을 자랑했다.


지금도 일부 가마터들이 보존되어 있어 가마에서 만들었던 도자기들의 잔해와 가마 유적 등을 볼 수 있다.

Wat Sai에는 신비한 모습의 황금불상을 볼 수 있으며 아유타야 시대의 유적으로 알려져 있는 Wat Phra Prang이나 Wat Na Phrathat, Wat Kradagnga Buppharam 사원 등도 가볼만한 역사적 사원들이다. 씽부리 인근 인부리(Inburi) 국립박물관에는 각 사원에서 발견된 역사적인 유물들을 볼 수 있다.

독특한 명소

씽부리에 도착하면 바로 알 수 있는 특징들이 있다. 시내 곳곳에서 귀여운 사자들을 발견하거나 Water buffalo 물소 동상들을 매우 자주 보게 될 것이다. 실제 살아있는 물소 역시 각 전통 시장에서 볼 수 있다.

씽부리에서는 태국 물소 역시 매우 신성시 여겨진다.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모습의 태국 물소를 쉽게 볼 수 있는 곳 역시 씽부리이다.

또한 유럽과의 교역이 활발했던 씽부리에서는 고풍스런 유럽 스타일 건축물 역시 다양한 곳에서 관찰할 수 있다. 씽부리 박물관 건물 역시 그 자체가 역사적인 유물이기도 하다. 씽부리를 방문한다면 꼭 씽부리 박물관(Singburi Museum)도 방문해 보자.

씽부리에는 또한 태국에서 가장 큰 그림자 인형극 박물관을 찾을 수 있다. Wat Sawang Arom에는 고대 그림자 인형극 전용 건물이 있다.

태국어로 낭 야이(Nang Yai)로 알려져 있는 그림자 인형은 물소 가죽으로 만들어진다. 복잡한 문양으로 재단된 그림자 인형은 태국의 민속과 역사를 잘 표현하고 있다. 그림자 인형에 묘사된 역사적인 인물들과 신화속 인물들을 관찰 해 보는 것 역시 큰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Wat Sawang Arom에는 약 300개 이상의 낭야이 인형들과 인형 공연에 사용되는 전통 가면과 악기 등이 소장되어 있다.

영웅들의 도시

씽부리는 아유타야 시대의 영웅들의 도시이다. 어벤져스 영웅들의 이름은 바로 ‘방라짠의 영웅들’이다.

1765년 버마의 군대는 아유타야를 침공했고 방라짠 출신의 마을 주민들과 11명의 지역 지도자들이 아유타야 북쪽에 대기하고 있던 버마의 대군들과 싸웠다. 5개월 동안 이들은 버마군의 진군을 막아냈으나 결국은 숫적인 열세로 패하게 되고 이후 곧 수도 아유타야도 함락된다.

 

많은 사람들이 이 공격으로 목숨을 잃었지만 모든 역경에 맞서며 끈기와 순수한 결단력을 보여준 씽부리의 방라짠 무사들은 지금도 크게 회자되는 태국 영화의 단골 소재로 활용된다.

씽부리에 있는 방라짠 기념공원에서는 이들이 당시 만들었던 요새화된 마을 모형과 박물관을 통해 당시의 상황을 자세히 공부할 수 있다. 매년 2월 4일에는 이들 지역 영웅들을 추모하는 행사가 열린다.

전형적인 농촌마을 씽부리

씽부리는 전형적인 태국 시골의 농업 지역이다. 끝 없이 펼쳐진 논과 사탕수수 밭, 바나나 농장과 라이치 그리고 다양한 농산물과 지역 특산물을 맛볼 수 있다.

요즘 유행하는 레트로, 자연스러운 레트로 분위기를 씽부리에서 만끽할 수 있다. 진철하고 행복한 로칼 주민들은 태국 전국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한 행복 수준 여론조사에서 2년 연속 태국에서 가장 행복한 지역으로 선정된 도시이기도 하다.

항상 상위 5위권에 드는 행복 도시 씽부리 출신 사람들은 미소의 나라 태국에서도 특히 따뜻하고 환영받는 사람들이다.


씽부리는 생선으로도 유명하다. 마을을 중심으로 흐르는 매남 짜오프라야와 매 라 강에서 잡히는 쁠라천매(Pla Chon Mae La)는 독특한 식감과 신선한 맛으로 유명하다. 지역 특선 요리를 제공하는 레스토랑 대부분에서는 이 독특한 현지 물고기로 요리하는 음식들이 많이 있으며 특히 방라짠 지역 주변에 맛집들이 많이 있다.

씽부리 곳곳에서 발견되는 물소 동상과 마찬가지로 플라천매 동상 역시 지역 곳곳에서 발견된다.

보트 레이싱(Long Boat Racing)

요즘 태국 사람들에게 새로운 ‘밈’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롱보트 경주에 등장하는 보트 앞 꼬마 소년들의 몸짓 때문이다.

매년 10월과 11월에 열리는 롱보트 경주는 활력 넘치는 보트 경기로 수천명의 관중들이 강변에 나와 노 젓는 선수들을 응원하는 모습이 장관이다. 보트에는 화려한 리본이 장식되고 수많은 사람들은 활기 넘치는 보트 레이싱을 즐긴다. 마치 보트 레이싱 카니발을 보는 것 같은 모습은 씽부리를 방문해야 할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여유로운 여행

씽부리에는 대도시처럼 대형 쇼핑몰이나 멀티플렉스 영화관 같은 것은 없다. 하지만 그래서 좀 더 여유롭고 한가하며 조용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강이나 운하에서 낚시를 즐길 수도 있으며 공공 경기장과 수영장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육상 트랙이나 스포츠 시설을 이용할 수도 있으며 수영을 즐길 수도 있다.

방콕에서 차로 약 2시간 거리, 씽부리는 어쩌면 모든 사람들이 즐길만한 관광지는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태국을 좀 더 알고 싶다면, 태국 문화의 근원 또는 마음속을 조금이나마 들여다 보고 싶다면, 씽부리를 추천하고 싶다.